빵집에 들어가려던 할머니를 돕기 위해 출입문을 열어주다 숨지게 한 30대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7일 서귀포경찰서는 A(33)씨를 과실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후 1시 50분쯤 가족들과 관광 차 제주도에 머물던 A씨가 서귀포시 서귀동 한 빵집을 찾았다.
빵집에 들어가려던 A씨는 출입문을 열지 못해 힘들어하는 할머니 B(76)씨를 발견했다.
B씨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이미 2차례 출입문을 열려다 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 A씨는 B씨를 도와주기 위해 출입문을 열었다.
하지만 A씨의 행동에 문 손잡이를 잡고 있던 할머니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며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사고 직후 의식불명 상태였던 B씨는 제주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일주일 뒤 뇌 중증 손상으로 결국 숨졌다.
이후 유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가 문을 열면서 손잡이를 잡고 있다가 넘어진 B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B씨를 숨지게 했다고 보고 A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문을 못 여는 할머니를 도와주려고 한 건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와주려고 한 행동이지만, 결과에서는 자유롭지 않아 입건하게 됐다”며 “현재 법리 검토 중이고 다음 주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