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들은 대부분 고가에 판매된다.
한 중견 디자이너가 중국산 저가 옷을 사 자신이 디자인한 것인 양 전국 대형 백화점에 판매한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이 디자이너는 해당 옷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위조했다.
19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중국산 저가 수입의류 6천 946벌을 국산으로 허위 표시하고 본인 이름의 브랜드를 붙여 전국 대형백화점에 판매한 중견 디자이너 A씨를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대형 백화점 12곳에 직영 매장, 가판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는 중견디자이너다.
A씨는 2017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저급 중국산 의류 6천 946벌을 시가 약 7억원의 국산의류로 둔갑시켜 판매해 폭리를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체 생산 의류만으로 공급 물량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중국산 의류를 직접 수입하거나 동대문 시장에서 사들인 뒤 본인 소유 봉제공장에서 원산지 표시를 제거하고 국산으로 둔갑시켰다.
또한 국적을 세탁한 옷에 자체 브랜드를 부착해 자신이 직접 디자인 한 것인 양 속여 백화점에 유통했다.
그는 동대문시장에서 1만원 대에 구입한 중국산 티셔츠를 6~7만원대에 판매하고 수입가격이 27만원인 중국산 코트를 무려 130만원에 판매하는 등 폭리를 취했다.
세관은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미 판매된 6천 627벌에 대해서 과징금 4천 400만원을 부과했다.
이미 전국 매장에 출고된 의류는 전량 회수한 후 원산지 표시를 시정하ㅗ록 명령했다.
세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백화점 판매 물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다는 점을 악용한 일종의 ‘사기극'”이라며 “백화점은 입점업체 판매 물품의 원산지 관리에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관세청은 이처럼 ‘라벨갈이’ 수법을 이용해 원산지를 조작해 백화점에 납품하는 업체가 더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전국 세관을 통해 원산지 표시 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