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제는 해변을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준비물이다.
피부가 타는 것을 방지해주고 화상을 입지 않도록 도와주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하던 자외선 차단제는 사실 바다 생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다.
과도한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환경 문제가 지속되자 급기야 자외선 차단제의 판매 및 사용을 금지하는 곳도 생겼다.
화려한 바닷속 산호초 군락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섬국가 팔라우가 그 중 하나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팔라우는 “대부분의 선크림에 들어가는 특정 화학 성분은 아주 미량이여도 산호에 강한 독성으로 작용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며 “산호를 죽이는 선크림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팔라우 정부는 “화학 물질의 축적으로 산호초가 티핑 포인트 (서서히 진행되던 어떤 현상이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관광객의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팔라우의 산호초 백화 현상을 초래했다.
‘산호초 백화 현상’은 산호초의 세포 조직에 살면서 색깔을 만들어주는 조류가 떠날 때 산호가 하얗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백화가 지속되면 산호는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죽게 된다.
해양 생명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호초가 죽게 되면 해양생태계에도 큰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팔라우에서는 옥시벤존·옥티노세이트·옥토크릴렌·일부 파라벤 등 금지된 화학물질 10종이 포함된 선크림을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일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시 관광객들은 가져온 선크림을 압수당하고 벌금 1000달러에 처할 수 있다.
팔라우에 이어 2021년에는 하와이에서도 ‘선크림 방지법’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