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을 잡지 못하고, 살아 있지만 썩은 듯한 악취가 진동하는 ‘좀비 사슴’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24개주, 캐나다 2개 주에서 만성소모성질병(Chronic Wasting Disease·CWD)에 걸린 사슴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만성소모성질병이란 사슴, 엘크, 무스와 같은 사슴류에서 발견되는 질병이다.
변형 단백질인 프리온이 원인으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일으켜 결국 폐사한다.
이 병에 걸린 사슴들은 몸의 균형을 잃고 머리가 처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체중이 감소하고 몸의 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병이 악화되면 썩은 고기 냄새가 나 ‘좀비 사슴병’이라고 불린다.
현재 감염 지역에서 감염률은 무려 평균 10%를 웃돌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25%가 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만성소모성질병이 인간에게 옮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인체에 감염된 사례는 없으나 프리온 단백질의 잠복기가 길게는 10년 이상인 만큼 인체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만성소모성질병에 감염된 고기를 먹은 짧은 꼬리 원숭이가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보고가 나왔다.
CDC는 “CWD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이 극히 낮다”면서도 “예방 차원에서 감염 고기를 먹지 말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