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영양제 주사를 맞으러 온 임산부에게 실수로 낙태수술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병원 측은 다른 환자의 차트로 착각해 낙태 수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임신부의 동의나 확인 절차 없이 낙태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베트남 여성 C씨는 임신 6주 진단을 받고 영양 수액 주사를 맞기 위해 분만실을 찾았다.
C씨는 영양 수액 대신 마취제를 맞고 잠든 후 낙태 수술을 받았다.
당시 간호사 B씨는 다른 환자의 차트를 C씨의 차트로 착각해 본인 확인 없이 수면제를 주사했다.
의사 A씨도 환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낙태수술을 집도했다.
C씨는 수면 마취에서 깨어난 이후 자신이 하혈한 사실을 알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부동의 낙태’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법리상 범죄 성립이 어려워 일단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했다.
다만 경찰 측은 “적용하는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바뀔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