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 한점 하시지요’
대한민국 제2 원내정당 자유한국당이 불교계에 선물로 ‘육포’를 보냈다가 다시 회수하는 일을 벌여 논란이 됐다.
오늘 (20일) 불교계와 자유한국당(이하, 자한당)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자리한 조계종 총무원 등에는 황교안 대표 명의의 설날 기념 선물이 찾아왔다.
선물이라면 기뻐하고 좋아해야하는 것이 우선인데 선물이 마음에 안들어도 내색은 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근데 이건 싸우자는 건지, 채식을 하는 스님들에게 ‘육포’를 선물했다.
앞서 육포란 고기를 얇게 썬 후, 양념이나 향신료 등에 절인 뒤 말린 보존식품이며 고기니 당연히 ‘육식’이다.
조계종은 육식이 공개적으로 허용된 ‘소승불교’가 아닌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아 육식은 원칙적으로 금지며 이는 살생을 하지말라는 ‘불상생’이라는 교리 때문이다.
하지만 살생을 금한 것이고 몇 가지 규칙만 지키면 먹을 수는 있다고 한다.
초기불교 즉 소승불교에선 오정육(五淨肉)하고 삼정육(三淨肉)과 구정육(九淨肉)은 먹어도 좋다 했다.
하지만 대승불교가 성립되면서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았으니 왜냐하면 이것은
교리적으로 능엄경을 비롯한 대승경전에 고기를 먹으면 안된다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오정육이란 다섯가지 깨끗한 고기를 말함이요
삼정육이란 세가지 깨끗한 고기를 말함이며
구정육이란 아홉가지 깨끗한 고기를 말함이니
이는 모두 병든 비구가 먹을 것이 없으면 먹으라고 한 음식들이다
삼정육.
1. 나를 위해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지 않은 고기
2. 나를 위하여 죽인 것이란 말을 듣지 않은 고기
3. 나를 위하여 죽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되지 않는 고기
오정육.
4. 수명이 다하여 죽은 까마귀
5. 맹수나 까마귀가 먹다 남긴 고기
하지만 다섯가지 규율에도 사실상 애매한 기준이기에 육포를 그대로 받는 것 또한 난감하다.
선물을 받은 조계종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선물이 ‘육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황당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상식이지만 전혀 생각도, 배려도 하지 않은 선물을 일방적으로 보냈다.
한편 조계종은 한국당의 육포 선물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깊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황씨 기독교 자너 ㅋㅋㅋ 종교 전쟁 지렸다”, “머리가 터진거냐 뭐냐”, “ㅋㅋㅋㅋ 설선물로 불경받으면 바로 십자군 전쟁 일으킬 사람이” 등 다양한 비난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