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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00시간 일해도 교통비도 못 벌어요”…동대문 패션디자이너가 밝힌 ‘충격적인’ 현실


지난해부터 법적으로 주 52시간제(법정 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시간 12시간)가 실시되면서 각종 업계에서는 앓는 소리를 이어갔다.

특히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중소기업에서 주 52시간제가 시행되지만) ‘먼나라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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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동대문 패션업계에서는 회사가 주 52시간을 어기더라도 ‘영원히 일을 관둘 각오’ 없이는 이를 고발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이다.

대부분 업체가 무임금 야근을 시행하고 고발했다는 소문이 돌면 다른 업체에 취업할 길도 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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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연관 없는 사진 / pixabay

여러 패션디자이너들에 의하면, “주 52시간 이야기 하면 패션업계에서는 다들 코웃음 친다.point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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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00시간 일해도 시간외수당은 커녕 교통비나 식대도 못 받는다”, “휴가 때 시차가 큰 외국에 있어도 일 때문에 연락하고 과로로 병원에 입원해도 찾아오지만 퇴사할 때는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 온갖 꼼수를 부린다”라고 한다.point 113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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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의류도매시장에서 15년간 패션 디자이너로 근무한 차모(39)씨와 유모(37)씨에 따르면 말이다.

패션업계는 1년에 2번 성수기 때는 2~3주일간 하루 15~18시간 근무를 해야 한다.

주 6일을 일하는 경우도 있오 하루나 이틀은 철야 근무를 하는데, 많을 경우 근로시간이 주 100시간에 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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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연관 없는 사진 / pixabay

그런데 시간외수당은 커녕 식대나 택시비도 받지 못해 마지막 버스 시간을 외우고 다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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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패션 그룹은 양호실에 야전침대를 설치해 놓고 ‘무임금 야근’을 유도한다.

또한 2~5시간 걸리는 업무 미팅을 카페나 상사 자택에서 했다는 이유로 업무시간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휴가 때나 입원했을 때도 업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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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씨는 “과거 패션 브랜드 업체에서 일할 때 과로로 병원에 입원한 적 있지만 산재 관련 지원금이 전혀 없어 개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그러면서 병실까지도 일을 가지고 찾아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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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 업무 전화를 하는 업체도 절반 정도 해당한다고 했다.

심지어 일부 회사는 의류 생산 등에 차질이 생기면 책임을 외면하고 ‘디자이너’에게 모조리 떠넘기기도 했다.

유 씨는 작년 말 거래처의 실수로 의류 제작에 부적합한 원단을 공급받았다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급여 중 80만 원 정도를 차감당한 뒤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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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씨가 이를 서울고용노동청에 신고하고 노동청이 조사에 나서자 그제서야 사측은 돈을 돌려줬다.

또한 폐기처분한다고 했던 원단은 수선 후 재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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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씨는 “자금이 충분해도 급여를 안 주는 업체가 많아 3번이나 노동청에 고발했다. 금액이 적으면 대부분 돌려주지만 수개월 치 월급이 밀리면 노동청 고지를 따르지 않고 6개월 정도 미루다가 개인적으로 연락해 절반만 주고 마무리하자고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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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차 실장급 디자이너의 월급은 350~400만 원 수준에 그쳐 정직원이 되기를 포기하고 월 180~200만 원인 아르바이트를 2~3개 하는 디자이너도 많다.

아르바이트라는 이유로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차 씨는 아르바이트 3개월과 정직원 9개월 등 1년 정도 근무했지만 퇴직 때 아르바이트 기간을 근무 기간으로 쳐주지 않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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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유행처럼 등장한 ‘프리랜서’ 계약서 속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항목이 발목을 잡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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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씨는 “아르바이트 때도 정직원과 다를 바 없이 일했는데 근로자성이 부인되어 퇴직금을 주지 않았다. 드물게 퇴직금을 주는 경우도 업체 대표가 개인적으로 감사사례 형식으로 줄 뿐 퇴직금 명목으로 주는 경우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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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류업체들은 다자이너 채용 형태가 오랜 관행이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은 드물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패션디자이너들이 본사 소속으로 채용돼 4대 보험과 원급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야근을 하면 낮에 출근 하는 등 유연한 근무 체계를 적용하는 곳도 있다. 또한 수당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출하거나 퇴직금 문제로 노동청에 고발하는 디자이너는 별로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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