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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아기 엄마 힘내세요”…친구에게 ‘립글로스’를 선물하고 펑펑 울게 된 사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애기 엄마된 친구에게 립글로스 선물했는데 펑펑 울더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이제 18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고등학교 동창이 있다”며 “지금은 32살이고, 전 이번 가을에 결혼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친구는 3년 전에 결혼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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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대학을 서로 다른 지방으로 가는 바람에 한동안 연락이 뜸한 채로 살았지만, 때가 되면 연락을 하고 지냈고 두 사람 다 서울에 직장을 잡으며 한 달에 한 번은 마주하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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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친구는 조기유학준비 학원 강사였고, 저는 영양사로 일하며 벌이도 얼추 비슷했다”며 “누군가 뒤처져 자격지심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가질 필요도 없이 편히 만나는 친구 사이”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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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친구의 결혼 생활이 그리 불행해보이지 않았고, 친구 신랑과 몇 차례 합석을 해본 결과, 남편도 모난 데 없이 수더분한 편이었다.

가끔씩 다퉜다는 소식이 들려와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아도 그저 보통의 사랑 싸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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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를 낳고 난 뒤 연락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A씨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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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역시, 혹시 전화했다가 자는 아기가 깰까봐 혹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친구에게 휴식 시간이 필요할 지 몰라 연락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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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친구의 개인 SNS에 올라오는 글을 보며, 조금 한가하다 싶을 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전부였던 A씨.

그렇게 시간이 어느덧 흘러, A씨는 작년 연말 쯤 아이가 돌잔치를 한다는 소식에 초대를 받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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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오랜만에 친구 얼굴을 보니 피골이 상접해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소매가 긴 옷을 입고 아이를 안고 있는 데도 어깨뼈가 돌출되어 보일 정도였다.

A씨는 “아기 예쁘게 꾸민 것, 돌잡이 뭐 하는 지 보는 것보다 마른 친구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다”며 “소소하게 치뤄진 돌잔치였지만 아이 인사시키고 케어하느라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어보이길래 쫓아다니며 입에 음료 넣어주고 꿀떡이라도 집어 넣어주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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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친구가 돌잔치가 끝나고 일주일 뒤에 다니던 학원으로 복직을 했더라. 신랑이 혼자벌어도 못 먹고 살 정도는 아니었으나 풍족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며 “그런데 출근을 해야하는데 살이 너무 빠져 맞는 옷이 없다고 하더라. 구두도 안맞을 정도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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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렇게 아이 낳고 3개월에 한 번정도 볼까 말까하게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친구 집에 가게 되었다”며 “아기들 먹는 유기농 과자랑 그림책 몇 권을 샀고, 드럭스토어에 가서 친구 주려고 프랑스산 유리아쥬 립글로스를 구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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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iage

A씨에 의하면, 해당 립글로스에는 두 사람만의 추억이 깃들어 있었다.

고등학생들이 쓰기에는 고가의 상품이었는데, 친구 아버지가 출장을 다녀오며 친구도 주라고 유리아쥬 립글로스를 사다 주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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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까지 짜서 알뜰하게 썼던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A씨는 해당 브랜드의 립글로스 하나와 다른 브랜드 핸드크림을 구매했다.

그렇게 선물을 들고 집에 방문했고, “옛날 생각 나서 샀다”고 선물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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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순간 친구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립글로스를 뚫어져라 쳐다만 볼 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내 친구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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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나 싶어 안절부절 못했고, 친구는 울다가 A씨의 손을 꼭 부여잡고 자신의 이마에 가져다대고 한참을 숨죽이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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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넘게 울던 친구가 꺼낸 한 마디는 이랬다.

“‘나의 것’을 가져본 지가 언젠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늘 아기가 1순위였고, 무엇인가 필요해도 아기 용품에 같이 딸려오는 제품들을 썼고, 아이의 이유식을 생각해 옷 한 벌 사입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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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열어도 온통 ‘아기 버터, 아기 치즈, 아기 과자’만 가득했고, 평소에 좋아하던 술 역시 마시지 못하고, 생머리를 참 좋아했지만 아기 때문에 모조리 잘라야 했던 A씨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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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본인이 아이를 낳고 돌보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만 가지게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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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친구는 “네가 선물을 줄 때 ‘이건 아기꺼, 이건 네꺼’라고 말했을 때 ‘이건 네꺼’라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행복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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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던 A씨는 겨우 친구를 달래고 조만간 꼭 쇼핑이라도 가거나 전시회라도 보러 가자고 약속을 하고 친구의 집에서 나왔다.

A씨 역시, 마음이 너무 아파서 친구 앞에서는 울지 못하고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쏟고 말았다.

이어 “결혼하고 아이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행복해보였던 친구가 저렇게 가슴 깊이 서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세상에 있는 모든 아기 엄마들 힘내세요”라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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