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불안에 떠는 아이들은 여전히 많고,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절실하지만 세상은 그리 따듯하지 않았다.
최근 유니세프가 길 잃은 아이의 겉모습에 따라 달라지는 어른들의 반응을 담은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실험을 위해 섭외된 6살 소녀 아나노(Anano)는 각각 ‘부잣집 딸’과 ‘거지’의 정반대 모습으로 분했다.
그리고 길을 잃은 것처럼 사람이 많은 식당과 거리에 혼자 있게 했다.
첫 번째로 아나노는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채 거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어른들이 아나노에게 다가가 “이름이 뭐니? 몇 살이야? 이 근처에 사니?”라고 물으며 따뜻한 관심을 줬다.
바쁘게 거리를 오가던 사람들도 아이가 걱정되는지 아나노와 눈을 맞추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 했다.
하지만 얼굴에 검은 숯칠을 하고 허름해 보이는 옷으로 갈아 입고 나오자 그 결과는 현저히 달랐다.
똑같이 거리에는 많은 행인들이 지나갔지만 아이를 힐끔거리며 쳐다볼 뿐 멈춰 서서 아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두 번째 실험 장소는 식당이었고, 앞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됐다.
아나노가 공주처럼 말쑥하게 차려 입고 식당 안을 들어서자 어른들은 아이를 보고 활짝 웃었다.
모르는 아이지만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고 볼을 어루만지고, 용돈을 주기까지 하며 환한 미소를 건넸다.
하지만 허름한 모습으로 변장한 아나노에게는 거리에서보다 더 차가운 반응이 돌아왔다.
어른들은 자신의 가방을 훔쳐 갈까봐 가방을 몸 쪽으로 끌어당겼고, 아이의 팔을 잡고 자리에서 끌어내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말했다.
심지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종업원에게 “아이를 내보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너무나 달라진 어른들의 태도에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식당을 뛰쳐 나왔다.
실험은 이렇게 종료됐고 식당에서 나온 아나노는 카메라를 보며 심정을 전했다.
“얼굴에 검댕이가 묻어있고 옷이 더러워서 슬펐다. 모두들 나보고 나가라고 했다”고 말하며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슬픔이 묻어 나오는 큰 눈을 깜빡였다.
영상은 마지막으로 “매일같이 이처럼 무시 당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을 상상해보세요. 당신의 관심에서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실험은 ‘불공평에 맞서자(FightUnfair)’ 캠페인의 일환으로, 모든 어린이가 공평하게 기회를 얻을 수 있길 바라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소외된 어린이들을 하찮은 존재로 무시하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왔다.
유니세프는 캠페인 영상과 함께 “어린이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이러한 불평등과 불합리한 사회 문제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